선덕고등학교 교사 장석영
1. 공원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책갈피가 바람에 멀리 날아갔다.
[생각하기]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 사이를 뜻하는 말이다.‘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 책갈피를 끼워놓고 밖으로 나갔다.’에서 책갈피는 잘못 사용한 예이다. 이때는 서표書標 또는 갈피표라고 해야 한다. 서표는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는 종이쪽지나 끈을 말한다.
[바른 표현] 공원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서표(갈피표)가 바람에 멀리 날아갔다.
2. 꽃잠을 자고 기분 좋게 일어났는데, 아내는 토사광란으로 밤을 새웠다고 한다.
[생각하기] 음식을 잘못 먹어 토하고 설사하면서 배가 아픈 증세를 급성 위장병 또는 토사곽란吐瀉癨亂이라고 한다. 간혹 곽란癨亂을 광란狂亂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심하게 토하고 설사해서 미칠 것 같다는 뜻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쓰는 것 같다. ‘ㄱ’ 받침 다음에 자음 ‘ㄹ’이 첫소리로 오는 경우에는 동화 현상이 일어나서 글자의 모양과는 전혀 다르게 발음된다는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바른 표현] 꽃잠을 자고 기분 좋게 일어났는데, 아내는 토사곽란으로 밤을 새웠다고 한다.
3. 엄마가 긁어주신 누른밥은 수라가 부럽지 않았다.
[생각하기]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눌은밥이라 한다. 누른밥은 눌은밥의 잘못이다. 물론 발음은 누른밥이라고 한다.‘눋다’는‘걷다’나 ‘묻다’와 같이 불규칙 활용을 해서 ‘눌어, 눌으면’등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누른밥’이 아니라 ‘눌은밥’이 되는 것이다.
[바른 표현] 엄마가 긁어주신 눌은밥은 수라가 부럽지 않았다.
4. 아첨꾼의 농간 속에 누군가는 반드시 덤태기를 쓰게 되었다.
[생각하기] 허물이나 걱정거리를 남에게 넘겨씌우거나 남에게서 넘겨받은 것을 ‘덤태기’또는‘덤탱이’로 쓰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표준어는‘덤터기’이다.
‘덤터기’를‘덤태기’라고 하는 것은 발음을 편하게 하려는 데서 나온 것이다. 이른바‘ㅣ역행동화’에 의한 것인데,‘터’의 모음‘ㅓ’가 뒤에 오는‘기’의 모음‘ㅣ’의 영향을 받아서‘덤태기’가 된 것이다.
[바른 표현] 아첨꾼의 농간 속에 누군가는 반드시 덤터기를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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