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이 내가 태어난 곳에서 출판돼 너무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워요. 지금도 TV에서 한국 사람들이 나오면 그쪽으로 눈이 가곤 합니다 . `올드보이`나 `빈집` 같은 한국영화도 매우 흥미롭게 봤어요."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2002년 노르웨이 최고 권위의 브라게 문학상(청소년 도서부문)을 수상한 쉰네 순 뢰에스(31)가 자신의 소설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문학동네)가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일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생후 7개월 만에 쌍둥이 오빠와 함께 의사 가정으로 입양된 그는 4년 동안 정신병동 간호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쓴 이 책으로 일약 노르웨이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부상했다.
그녀의 한국 이름은 지선(池善).
책은 정신질환의 문턱을 넘나들다 정상적인 삶을 되찾게 된 17세 소녀 `미아`의 세 계절 동안의 변화를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린 소설이다.
"10대 소녀의 혼란스러운 감성과 불안감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여과 없이 보여주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브라게 문학상을 수상했던 2002년 오빠와 함께 한국을 찾아 친부모와 만났다.
그의 오빠가 2001년 우연히 한국의 한 아동복지회를 방문했다가 친부모가 남긴 쪽지를 발견한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굉장히 긴장됐지만 나중에는 즐거워졌어요. 하지만 부모님들은 상당한 죄의식을 느끼셨어요. 제가 태어났을 때 생모는 병이 들었고, 오빠는 인큐베이터 안에 있었대요. 월세 보증금까지 탕진했을 정도로 치료비가 많이 나왔다는군요. 당신들이 항상 느껴왔을 책임감을 감싸주고 싶었어요."
뢰에스는 현재 베르겐에서 의료경영과 의학경제를 전공하고 있다.
그는 21일 오후 3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삶과 문학을 주제로 강연하며 22일 오후 노르웨이로 돌아간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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