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안정환,이천수가 한국축구를 구해냈다. 한국대표팀은 13일 밤 10시(한국 시각)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전반 첫 골을 내줬지만 후반 이천수와 안정환의 골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월드컵 도전 52년만에 첫 원정 승리를 거뒀고 또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전반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불안감을 안겨줬다. 미드필더로 이어지는 세밀한 패스보다는 수비에서 직접 전방에 찔러주는 단조로운 공격이 주를 이루었다.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발 끝에 기대를 걸었지만 부정확한 패스로 번번이 맥이 끊겼다. 수비에 치중하며 미드필더들의 활동 폭이 좁아진 까닭에 공격 기회가 많지 않아 전반 내내 위협적인 슈팅 하나 날리지 못했다.
토고 역시 공격수 쿠바자와 아데바요르가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날카로운 공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전반 31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 패스를 받은 쿠바자의 슛이 그물을 가르며 첫골을 기록했다. 3백을 가동한 한국은 김영철, 최진철 두 명의 수비수가 따라 붙었지만 상대를 느슨하게 마크하며 아쉬운 실점을 했다.
한국은 후반 안정환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때부터 한국 공격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방에
조재진이 버틴 한국은 안정환이 미드필드까지 내려오며 답답한 중원의 갈증을 풀기 시작했고 한국 공격도 활발함을 찾았다. 또 전반에 공을 제대로 만져 보지 못한 박지성도 적극적으로 중앙 돌파에 나서며 토고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7분 박지성이 상대 진영 페널티지역 바깥쪽 중앙으로 쇄도하자 이미 전반에 경고를 받은 아발로가 거친 파울로 끊어냈다. 아발로는 퇴장당했고 한국은 이천수의 프리킥이 절묘한 포물선을 그리며 골로 연결됐다. 또 적극적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던 안정환은 후반 27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기습적인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날 한국의 승리는 박지성, 안정환의 활약이 큰 몫을 했다. 박지성은 후반 시작과 함께 답답한 경기 흐름을 깨는 자신감 넘치는 돌파를 선보였고 안정환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전방과 미드필더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두 스타의 활약으로 한국은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며 경기를 지배할수 있었다.
한국은 비록 집중력 부족과 창의적 경기운영 능력 부재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역전승으로 기분 좋게 다음 경기 프랑스전을 맞게 됐다. 다만 토고전에서도 드러났듯이 미드필더들이 상대의 1차 공격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한 부분은 짚고 넘어갈 문제다. 앙리가 이끄는 프랑스의 공격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한국이 일찍 감히 16강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 18일 프랑스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