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05-02-22 11:14:31]
(::▨‘피와 뼈’등 5편 상륙 개봉대기::)
영화계에 ‘역한류’ ‘일류(日流)’가 불까? 애니메이션이라는특수성은 있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과 때맞추어 만만찮은 내공의 일본영화들이 몰려온다. 이달말부터 잇따라 개봉하는 일본영화는 ‘피와 뼈’, ‘69’, ‘바이브레이터’, ‘지금, 만나러갑니다’, ‘아무도 모른다’ 등 5편.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잔혹극, 무라카미 류원작의 청춘영화, 최양일 이상일 재일교포감독의 작품, 대중성강한 최루형 순애보 등 다양한 포진이다. 아직까지 일본영화는국내시장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중평. 그러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흥행에, 메가히트작은 아니었어도 ‘조제 호랑이그리고 물고기들’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낸것을 고려하면 이들 일본영화가 어떤 반응을 끌어낼지 관심이집중되고 있다.
◈‘피와 뼈’(25일 개봉)〓가장 먼저 찾아오는 영화다. 재일교포 양석일씨의 베스트셀러를 역시 재일교포 최양일감독이 오랜지기인 기타노 다케시와 함께 만들었다. 피와 뼈가 스크린에 난폭하게 난사되는 잔혹미의 ‘센’ 영화. 10대중반 재패니스 드림을 안고 제주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건너간 실존인물 김준평(기타노 다케시). 괴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폭력적이며 탐욕적으로 살아간 한 잔인한 마초의 생애를 잔혹하게 그려낸다. 그의 삶의 방식에 동의할 수는 없어도 관객을 극단으로 몰아붙이며 과연‘인간의 피와 뼈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가’ 묻는 감독의 질문에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바이브레이터’(3월4일 개봉)〓독신녀 르포라이터 레이의 머릿속에는 항상 무수한 혼잣말이 들려온다. 어디선가 읽었던 잡지와 광고문구, 누군가 내뱉었던 말, 내면 저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욕망의 속삭임. 어느날 밤 술을 사러 편의점에 들른 그녀는 트럭운전사 다카토시를 만나게 되고 머릿속에는 ‘저 남자를만지고 싶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레이는 다카토시와 섹스를 하고 그의 여행에 동행한다. 젊은 여성의 솔직한 내면이 감각적 호흡과 쿨한 음악에 실린 로드무비. 주연을 맡은 테라지마 시노부가 2003년 일본내 모든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69’(3월 25일 개봉)〓무라카미 류의 동명소설을 재일교포감독 이상일이 스크린에 옮겼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열혈팬들을 확보한 쓰마부키 사토시, ‘음양사’의 안도 마사노부 등 인기폭발의 꽃미남 스타들이 출연하는 청춘영화. 60년대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시대와 불화하는 젊은이들의 분방한초상을 그린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3월25일 개봉)〓‘욘사마’돌풍과 함께 순애보에 푹 빠진 일본에서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지난해 국내 개봉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보다 고연령·가족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죽은 엄마(다케우치 유코)는 약속대로 장마철에이들 가족에게 돌아온다.
◈‘아무도 모른다’(4월1일 개봉)〓‘원더풀 라이프’ 등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 등을 탐색한,‘영화로 사유하는 젊은 철학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지난해 칸에서 당시 12세이던 주연배우 야기라 유야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최고의 화제를 낳았던 작품이다. 엄마는 같고 아버지는 다른 네아이들이 어느날 부모없이 버려진 후 살아가는 과정을 차분하고 과장되지 않게 카메라로 담은 수작.양성희기자 cool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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