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많은 학생들이 빼빼로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물론 자신에게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11월 11일이 아니여도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날은 적지 않은 듯하다. 수많은 14일의 고백데이들도 있거니와 사실 평소에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먹는 쌀 한 톨의 정성을 생각해보는 날은 언제였던가. 우리 농촌을 지켜야 한다며 촛불시위를 했던 일이 무색할 정도이다. 빼빼로를 들고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 중 몇 명이나 농업인의 날을 알고 있을까. 새내기 대학생 윤 모양은 주위사람에게 줄 빼빼로를 한가득 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를 통해 농업인의 날에 대해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에 가려져 버린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 경제의 근간임을 인식하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자는 의미에서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현란한 상술에 눈을 빼앗겨 보지 못했던 것에 귀 기울여보자. 반장선거에서 "내가 반장이 되면 농부가 땀 흘려 일하듯이..."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는 잘 알 수 없는 농부의 삶. 쌀을 사먹는 이에게는 그저 쌀 한톨에 지나지 않는 것을 농부는 1년 동안 한시도 쉴 틈 없이 키운다.
농촌을 걱정하며 촛불을 밝혔던 2007년 한미 FTA 촛불 집회. 그러나 지금은 빼빼로를 준비하며 분주한 사람들 앞에서 농촌을 위했던 마음마저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기리며 고마운 마음으로 식탁 앞에 앉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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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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