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은 뜻밖에도 인터넷망을 통해서였다.
인터넷으로 해외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첫 대통령이 된 셈이다.
인공위성을 이용하지도 않았고 번듯한 화상회의장을 활용한 것도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기러기 아빠들이 해외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할때 사용하는 '코덱'(화상연결장치)을 이용했다.
가정에서도 쓸 수 있는 웹캠을 현지에 설치하고 PC화면을 42인치 대형 TV에 띄워 인터넷으로 행정안전부내 영상회의장을 연결했다. 10㎡ 남짓한 코트라 현지 비즈니스센터내에 화상 회의실이 없었기 때문에 대통령의 화상연결치고는 다소 초라했다.
다행인 점은 가정용 인터넷선을 사용했다면 모자이크나 끊어지는 단점이 있었는데 코트라 전용선을 행안부 전용선으로 바로 연결해 에러를 없앴다는 것이 행안부 의정담당관실의 설명이다.
통상 화상회의는 서로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끼리 각기의 실내에 설치된 TV나 PC 모니터 화면에 비친 화상 및 음향 등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간은 물론 인공위성을 통해서 해외간에서도 할 수 있어 경비절감(출장비 등), 시간절약(여행시간 등) 등 경제적 이점이 크다.
하지만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서는 화상회의실에 여러 대의 TV 수상기와 카메라.마이크.스피커 외에 전자칠판.슬라이드 송상기.팩시밀리 등을 설치해야해 경비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1984년 9월 정부 세종로청사와 정부 과천청사를 연결하는 화상회의시스템을 설치해 활용중이다. 이곳에는 120인치, 42인치, 32인치 스크린이 4대가 있고 카메라가 좌우 6대, 앞뒤 1대 등 모두 8대가 배치돼 조정실을 통해 화면이 송출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에 이용한 방식은 코덱을 활용한 인터넷 방식이었기에 상파울루의 비좁은 사무실과 화려한 정부청사 영상회의장은 대비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 정부청사관리소 시설운영팀과 행안부 의정담당관실과 국무회의 담당 직원 5명은 지난 13일부터 밤샘작업을 벌였다. 전용망이어서 안정적이라고는 하나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회의 당일에도 전원이 비상대기한 채 숨죽이며 회의를 지켜봐야 했다.
우수문 행안부 의정담당관실 주무관은 "지난 13일 오후에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준비를 하는데 시간상 위성을 이용하기는 어려웠다"면서 "더욱이 현지 인프라 사정이 너무 열악해 있는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고 시차가 정반대여서 업무협조가 쉽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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