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위원회가 오늘 새벽 국제중 설립을 위한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을 표결을 통해 가결 처리했다. 이로써 서울 대원ㆍ영훈 국제중학교의 내년 3월 개교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시교육위가 내년 국제중 설립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시교위가 지난 15일 국제중 동의안 심의를 보류한지 보름 만에 결정을 번복한 것은 사회적 혼란만을 가중시킨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당초 시교위가 심의를 무기한 보류한 것은 사회적 합의나 여론 수렴이 충분하지 않고, 준비도 부족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보완책을 만들어 냈다지만 과연 보름새 '소홀했던 준비'가 완벽해졌으며 '사회적 논란'이 해소됐는지는 의문이다. 나아가 시교육청을 견제해야 할 시교위가 시교육청의 의도대로 질질 끌려 다닌듯한 모습을 연출해 앞으로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국제화시대 다원화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 국제중 설립은 필요하다. 해외에 오래 거주하다가 귀국한 학생을 위한 교육 연계성이 확보되고, 조기 유학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문제는 국제중 설립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는 점이다. 교육과정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우리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진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정책은 나중에 실패로 판명나면 거둬들일 수 있지만, 특성화 학교는 한번 생기면 다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화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교육은 실시돼야 하지만 충분히 준비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넓힌 뒤 시행하는 게 합리적이다.
아울러 교육당국은 국제중 설립이 학교서열화, 초등교육의 파행, 사교육 광풍으로 이어져 자칫 교육을 망치게 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 장치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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