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重慶)의 한 농촌마을 초등학교에 벼락이 떨어져 어린이 7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느닺없이 닥친 비극에 온 마을은 눈물바다로 변했으며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넋을 잃은 채 슬픔에 잠겼다.
24일 중국 신화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고는 23일 오후 4시30분쯤 충칭 카이(開)현 이허(義和)진 싱예(興業)촌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싱예촌은 농촌마을로, 이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는 대부분 가난한 농민 가정의 자녀들이다.
사고가 나던 당시 학교에서는 수업이 진행중이었으며 벼락은 4학년 교실과 6학년 교실 두 곳에 떨어졌다. 이들 교실에는 95명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벼락이 교실로 떨어지자 '꽝'하는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났으며 학생과 교사는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일부 학생들은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학생과 교사의 머리카락은 하늘로 뻗혀 섰다. 교실 내에는 전등이 커지고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두 교실의 교사는 간신히 일어나 수습에 나섰지만 제자 중 7명은 이미 숨진 뒤였다.
숨진 학생 외에도 39명의 학생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19명은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충칭에서는 최근 낙뢰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날 충칭의 카이현에는 오후 3시를 전후에 번개를 동반한 큰 비가 내렸다. 강한 바람도 불었다.
충칭시 기상대는 "충칭은 원래 낙뢰가 많은 곳"이라며 "이 학교가 낙뢰 피해를 입은 것은 학교가 산의 경사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낙뢰 피해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또 "교실 내부에 전기가 잘 통하는 전도물체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지의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는 학교가 낡은 것으로 미루어볼 때 교실에 흰개미가 많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흰개미가 낙뢰의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흰개미의 몸체는 전도성이 매우 강해 번개를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카이(開)현은 지난 2003년 12월 천연가스정 폭발사고로 234명의 주민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강호원 기자 hka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