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공부는 초등학교 때 기초를 제대로 다져 놓지 않으면 흥미를 잃기 쉽다. 상급 학교로 갈수록 교과 내용이 어려워 소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의 교과 공부를 돕기 위해 앞으로 13회에 걸쳐 대교 교육연구소 연구원들이 제안하는 수학과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등 기초 교과목 공부법을 소개한다. 17일은 그 첫 자리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학의 계통성'을 이야기한다.
“어릴 때는 수학에 흥미를 보이고 구구단도 척척 외웠는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수학을 무척 어려워해 걱정이에요.”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푸념 섞인 말이다.
부모들이 공부하던 시절에 비해 훨씬 좋은 환경에서 더 어린 나이에 놀이공부를 시작으로 학습지와 학원, 과외까지 다양한 학습을 접하고, 제법 수학에 흥미를 보이던 아이들이 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차 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것일까?
이는 수학 과목의 뚜렷한 특성 가운데 하나인 계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습이 진행돼 학습 결손과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학의 계통성이라 함은 기본적인 개념을 완전히 익히고 나서 복잡한 법칙으로 하나씩 확장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연결고리로 앞뒤 내용을 논리적으로 단단하게 묶어줌으로써 후속 학습을 수월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어떤 내용을 먼저 배우고 다음에 배워야 하는지의 순서의 계열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습 능력과 속도에 맞는 단계에서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 놓으면 상위 과정의 학습도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음을 뜻한다.
고등 수학의 미분 가능 함수를 공부하려면 기본적으로 함수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고, 함수는 다시 집합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이해하기 쉽다. 뿐만 아니라 집합 개념 이전 수 영역에서 배수와 사칙연산, 대응규칙, 표와 그래프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속적인 훈련도 요구된다.
그러므로 쉽게 생각하고 넘어가기 쉬운 기본 내용부터 확실하게 이해하고 익혀야 이를 넘어서는 상위 단원의 공부가 어렵지 않다. 수 가르기, 모으기,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등의 기본이 하나의 단단한 고리로 자연스레 상위 단원 공부와 연결되면서 수직적으로 공부 범위를 넓혀 나가면, 수학에 대한 큰 틀과 부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은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이다.
초등 과정에서 처음 터득하는 수학의 기초는 수에서 양, 무게와 넓이, 부피로 연결되고 중등과정에서는 추상적 사고로 연결돼 기호와 형식적인 수학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수학 과목의 뚜렷한 특성이다.
수학 공부에서 부모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자녀의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 명확하게 진단한 뒤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을 학습의 출발점을 잡아, 자녀의 이해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는 학습 방법으로 차근차근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것이다.
수학은 부모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과목이다. 지금 당장은 조금 더딘 것 같아도,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키우고 실력을 쌓아 나갈 수 있도록 기다리고 격려해줘야 한다.
유희영 대교 교육연구소 연구원 |
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