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모욕죄 도입 논란 속 대한민국.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사이버 모욕죄란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한다. 이러한 법률이 도입된 국가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일하며,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최초이다.

때문에 사이버 모욕죄 도입 추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자유를 제한하는 법으로써 악용의 소지가 크다고 반대하는 여론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욕설과 모욕들을 예방하기 위해 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도입 추진에 대해서 찬반을 따지기 전에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되짚어 보아야한다. 왜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불명예스러운 법 도입의 필요성이 생겼을까? 최근 몇 해 동안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연예인들의 자살이 이어졌다. 그로 인해 인터넷 악성 댓글에 대한 경종이 울렸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공감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인터넷이야말로 나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익명이라는 이름 아래 자유를 마구 남용했기 때문이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향해서 보이지 않는 화살을 마구 쏘아댄 적이 있는가? 아마 인터넷 뉴스 기사들의 댓글에서도 그런 화살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화살을 받는 사람이 무시할 수도 있다. 혹은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을 중요시 여기는 대한민국의 문화에서 그렇게 넘기기란 쉽지 않다. 연예인 준비를 하는 24살 박 모양은 "악성 댓글에 내가 신경 쓰지 않더라도, 그 댓글을 본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더 힘들었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점점 그 오해가 커지니까 나를 정말 그 댓글처럼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불면증에 시달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절대 악성댓글에 태연하지 못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개인이 태연하려 해도 그렇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의 문제이다. 누군가의 삶에 얼굴도 모르고 한번도 본 적 없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나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남의 눈과 말에 내 목숨을 내 놓을 만큼 수동적이고 보수적인 대한민국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이버 모욕죄 도입은 실상 임시방편 책에 불과하지 않을까. 개인의 삶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함부로 평가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사이버 모욕죄의 도입에 대한 논란이 개인의 진정한 자유로움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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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