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내년 3월 서울의 국제중 설립이 확정되면서 가장 큰 우려를 낳았던 사교육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지역에 국제중 설립 계획안이 발표되면서 이미 학원가는 몰리는 학생들로 국제중 ‘대목’을 맞았고 학원가는 ‘중학교 입시전쟁 체제’로 돌입했다.
특히 서울에 개교하게 될 국제중은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주요 과목을 영어로 수업한다는 점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과 해외 조기유학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국제중 진학을 노리는 초등학생들의 조기유학을 부추기고 영어몰입식 사교육 열풍이 조장될 것이라는 지적 역시 높다.
실제 최근 불법·편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국제중 대비 학원이 34곳에 이르고 학원가의 문의전화 쇄도, 국제중 입학에 학생회 임원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초등학교 선거까지 이상 과열현상 우려 등 사실상 초등학교에서도 입시 경쟁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국제중이 영어인증시험 평가와 점수 위주의 지필고사가 없다는 점도 올림피아드, 영재교육원 등을 수소문하고 다니는 학부모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서울 청담동의 한 주부는 “국제중 전형 특성상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의 합격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고 평가 변별력이 떨어진다면 다른 지원자에게 없는 특별한 장점이 있어야 가산점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의 국제중이 학생 모집지역을 서울로 제한하자 주소지를 이전해서라도 자녀를 국제중에 보내려는 학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사교육비 증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1단계 서류 심사 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2단계에서는 집단토론 및 단체활동 평가 대신 1대1 면접만 실시한다.
양종만 시교육청 교육지원국장은 “초등학교 권장 도서의 ‘개미와 베짱이’나 지구 온난화 대책과 같은 일반적이고 초등학교 학습범위 내의 질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교육청은 2단계 면접·토론을 없애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대원중과 영훈중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만 최근 사설 학원들이 집단토론 평가에 대비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면접·토론 중 집단토론을 배제하는 것으로 학교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범이 서울지부장은 “개별면접을 하면 사교육을 안 받아도 된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발상”이라며 “개별면접을 준비해주는 고가의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불법학원과 고액과외 등의 학원 단속도 강화해 사교육비 증대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내년 3월까지 경찰과 합동팀을 구성, 불법학원 등을 단속한다.
시교육청은 이달 초 시범운영에 들어간 ‘학원 적정 수강료 산출시스템’과 학원이 거짓광고가 단 한번 적발되더라도 등록말소가 가능하도록 된 학원조례 시행규칙 개정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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