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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어떤 학부모의 고민을 들어 보았다.
"중 2의 아들 때문에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아무리 달래고 타이르고 혼을 내도 전혀 반응이 없는데, 그렇다고 반항하거나 폭력적이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로 잘못하는 것은 연락도 없이 밤늦게 다니는 일, 가끔 노느라 학원 빼먹는 일, 매사에 주의 집중을 안하고 귀찮아 하는 일등 한마디로 노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혼을 내도 소용없고, 오히려 혼 내킨 후에 부모가 더 민망할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도 아침에 나가 밤 12시가 다 되어 돌아와 분노에 치민 아빠가 드디어 폭발 했답니다. 그래서 거실 천장에 등 하나까지 휘두르는 걸레 대에 와장창 깨져 벼렸답니다."
위의 경우는 사춘기적인 반항일 수도 있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아이가 항상 기대치에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 딴에는 정성을 다하고 아이를 위해 기도를 드리지만 한 번씩 위와 같은 사춘기 반항도 하고 커서도 속을 많이 썩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것은 자식을 키워 본 부모라면 모두가 함께 공감하는 바 일 것이다.
꽃동네 주방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온다. 민사고, 과학고, 과기대등의 학생들도 오는데 때로는 학교에서 말썽을 부려서 벌점으로 시간을 정해 봉사를 오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6명이 왔다.
머리는 노랗게 물 들이고 손톱은 길게 길러서 '손톱 링'를 했는데 귀 한쪽씩은 똑같이 생긴 귀걸이를 했다.
"파를 좀 다듬어 줄래요?"
"그것은 손톱이 망가지기 때문에 다듬지 못하겠는데요......, 대신 청소를 하면 안 될까요?"
그렇게 그 학생들은 청소를 했다. 하지만 그 애들도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혹시 또 알아? 저렇게 멋있는 애들 중에서 유명한 헤어 디자이너도 나올 수 있고,
나중에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멋진 사업가도 될 수 있으니까......' 란 생각이 들은 적이 있었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주변의 여건이나 환경에 따라 몇 번이고 바뀔 수 있다.
뉴욕의 어떤 택시 기사에게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말썽만 부리고 공부도 하지 않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택시에 중후한 신사가 탑승을 하게 되었다. 거리는 많은 차들로 붐비고 기사는 흘끔 신사를 보았다. 성공한 분 같아 아들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 아들은 지금 고등학생이지만 이번 방학 때 일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는데 혹시 자리가 있으면 알려 주실 수 있는지요?"
"예, 저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이니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 번 알아보아 드리겠습니다."
얼마 후, 정말 연락이 와서 말썽만 부리는 아들은 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고 서류정리도하고, 허드렛일도 하게 되었다.
때로는 의사선생님을 따라 뒤에서 회진 하는 일을 도왔다. 환자들은 자신에게 마치 의사 선생님인 것같이 존경의 눈을 보내며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며 으쓱해지기도 했다.
어느 날, 그 아들은 정말 의사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의대에 진학을 하게 되었고 그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으로 재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취업을 시켜 준 그 의사 선생님은 좋은 가르침으로 제자를 잘 이끌었음은 물론이다.
우리에게 어떠한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상시에 아이에게 항상 좋은 친구를 만나라고 조언해 준다. 위의 문제아 아들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해도 병원의 의사를 따라 다니다가 정말 의사가 된 이야기이다.
건훈이는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는데 그 친구들 중에 생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루스는 아빠가 의사였다. 그 친구는 문제아 동생 때문에 항상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 동생은 마약도 하고 공부는 뒷전이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기만 한다고 한다. 언젠가 친구와 함게 온 그 동생을 만나 보았는데 무척 착해 보였다고 한다.
특히 루스네 가족은 의사인 아빠를 따라 탄자니아에서 의료봉사도 하고 그 곳에서 살아서 아프리카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집에서도 문제아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문제아는 친구를 잘못 사귀어도 될 수가 있고, 주변의 모든 게 영향을 끼쳐서 될 수가 있다. 그 문제아를 제대로 포용해 주고 믿어 주는 것은 가장 먼저 엄마가 해야 할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기도와 정성을 드리는 아이는 가장 빠르게 가정으로 되돌아 온다는 사실이다. 나는 건훈이와 대화가 단절되지 않도록 늘 아이 편에 서서 긍정적인 말을 해 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서
"왜 그렇게 하니?",라고 하는 것 보다는
"누구나 한 때는 다 그렇게 할 수가 있어."라고 말 해 주고,
"도대체 커서 무엇이 되려고 그러니?대신
"커서 더 잘 되려고 그런 과정을 거치는 거야."
"어휴, 내가 너 때문에 속상해서 못 살겠다."라고 하기 보다는
"그래도 네가 있어서 엄마는 사는 맛이 나는 거야."등의 말을 해 주었다.
또한 건훈이가 속을 썩이고 마음을 아프게 할 때에도 "나는 너를 믿는다."라는 암시를 보내며 날마다 기도를 드렸다. 부모가 먼저 아이의 입장이 되어 이해 해 주고 긍정적인 대화를 하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자. 그리고 믿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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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