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2개월동안 사교육 시장 실태를 전격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달 ‘제2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을 하겠다는 의미”라는 시각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11월과 12월 한국교육개발원 주관으로 전국 학원과 학생, 학부모 등 2만명을 대상으로 사교육 시장 실태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교육 시장의 흐름을 추적해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등 잘못된 부분을 공교육에서 흡수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억원이 투입된 조사는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 분당ㆍ일산 등 사교육 수요가 많은 학원 밀집 지역에 집중됐다. 설문 형태로 진행된 조사는 사교육비 지출 규모, 부모 학력 및 수입, 사교육과 성적의 연관성, 사교육 종류 등이 망라됐으며 학원장 등 학원 관계자 직접 면담도 포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원측 면담에 대해 “공급자인 학원의 입장을 들어보는 것도 사교육 시장을 정확히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대통령 보고를 거쳐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교육부는 2004년 2월 교육방송(EBS) 수능 강의,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마련했지만 추가 대책에는 새로운 방안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특히 사교육비 경감대책 이후 외국어고와 자립형 사립고 입학을 위한 사교육 시장이 급증하고 논술 시장이 확대되는 양상에 대한 대비책을 별도로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ㆍ체능 부문과 소양교육 등에도 과도한 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이를 방과 후 학교 등에서 흡수하는 방안 등도 선보일 전망이다.
사교육계는 교육부가 내놓을 ‘제2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A 영어학원 관계자는 “정부가 사교육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학원을 길들이려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